글/다이에이
[미사와] 관찰
르체
2016. 3. 25. 22:39
너를 관찰해본다. 투수가 아닌 너를 관찰해보았다. 언제나 밝고, 천진난만하게 웃고, 사람들에게 둘러쌓인 너. 그런 너에게 포수가 아닌 나는 무엇일까. 애초에 존재하기는 하는걸까. 그런 불안감에 잠시 걱정해 보았지만, 곧 그만두기로했다.
너에게 고교 삼년은 야구로 가득 차있을테니 아직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. 너의 삼년 중에서 두 해는 나로 가득 채워줄테니까. 다른 생각따윈 절대로 들지않게 내 생각만하게 하게 할거니까. 그리고 남은 일년은 나를 그리워하며, 먼저 떠난 내 등뒤만을 바라보게 만들고 잊을만하면 한번씩 뒤를 돌아 손을 잡아줘야지. 아, 너무도 완벽한 계획이다. 나는 이제 막 스코어북을 완성한듯한 기분이 되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