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미사와] 스포츠 고글

글/다이에이 2016. 3. 26. 00:08



"이게 그 비싼 스포츠 고글이에요?"
"어이어이, 비싼 거니까 좋은말로 할 때 내려놓지 그래?"
"비싸봤자 안경이 안경이지 뭐."

 사와무라는 그렇게 말하며 미유키의 스포츠 고글을 계속해서 만지작거렸다. 스코어 북을 보던 미유키는 한숨을 쉬며 다음 장을 넘겼다. 저거 진짜 비싼건데. 

"선배! 이렇게 쓰면 저도 좀 포수 같...?"

 결국 미유키가 손을 뻗어 에이준의 얼굴에서 스포츠 고글을 벗겨냈다. 급격하게 바뀐 시야에 에이준은 얼굴을 찌푸리며 몇 번이고 눈을 깜빡거렸다. 

"어린애도 아니고."

 뒤로 무너지려는 사와무라를 미유키는 솜씨좋게도 왼쪽 어깨로 받아냈다.  

"이러면 좀 보이려나?"

 그렇게 말하며 미유키가 돌연 스코어북에 고정했던 얼굴을 돌렸다. 동시에 딱 마주친 시선에 사와무라의 얼굴이 확 달아올랐다. 역시 재미있어.

"아, 그, 저, 그러니까."
"잘 안보이나? 더 가까이 가볼까?"
"아, 아니요. 괜찮아욧....!"

 장난에 저렇게 일일히 반응하는게 참 재밋단말이지. 미유키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. 당장이라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는 사와무라의 어깨를 붙잡아 누르니 잔뜩 경직된 몸이 느껴졌다. 이대로 넘어뜨릴까, 아니면 좀 더 놀려줄까. 이러니 성격 나쁘단 소리를 들어도 어쩔 수 없는건가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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